메인메뉴 바로가기본문으로 바로가기

화려하지만 정갈한, 바주 꾸룽·바주 말라유

아세안 문화유산
화려하지만 정갈한, 바주 꾸룽·바주 말라유
 



 
<그림 1> 바주 말라유, 바주 꾸룽 / Aidilfitri 2016 / Mohd Fazlin Mohd Effendy Ooi / CC BY
 
라마단의 끝을 축하하는 하리 라야 기간, 수많은 브루나이 국민이 왕궁으로 향합니다. 세계 최대 규모의 왕궁인이스타나 누룰 이만(Istana Nurul Iman)은 아름답게 차려입은 사람들로 한층 더 화려해집니다. 이들이 입은 옷은 믈라유(Melayu) 족의 전통의상 중 하나로, 여성복은 바주 꾸룽(Baju Kurung), 남성복은 바주 말라유(BajuMelayu)라 일컫습니다. 바주 꾸룽과 바주 말라유는 명절을 앞둔 라마단 달에 가장 많은 수요가 생긴다고 하니, 얼마나 많은 브루나이 국민이 이 옷을 입고 왕실로 향하는지 짐작할 수 있겠죠? 

 

여성이 입는 바주 꾸룽은 상의와 치마로 구성됩니다. 상의는 긴 티셔츠 형태로, 입었을 때 하단 부분이 허벅지까지 내려옵니다. 드물게는 무릎 높이까지 내려오는 경우도 있죠. 레이스나 술, 혹은 금색 자수로 장식된 끝단은 단추나 카라가 달려 있지 않은 바주 꾸룽에 포인트가 됩니다. 이전에는 종교의식을 치를 때 믈라유 왕실 여성들이 자수를 놓은 천과 금으로 된 장신구, 작은 가방 등을 함께 착용했지만 현대에는 그보단 히잡을 쓰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옷은 무엇보다 소매, 복부, 가슴 부분의 품이 넉넉해 활동성이 좋으면서도 멋스럽죠. 

 
 
쏭꼭을 쓴 브루나이 남성과 히잡을 쓴 여성쏭꼭을 쓴 브루나이 남성과 히잡을 쓴 여성
<그림 2> 쏭꼭을 쓴 브루나이 남성과 히잡을 쓴 여성 / Adri & Mira Wedding / Amrufm / CC BY
 

남성이 입는 바주 말라유도 한번 보겠습니다. 바주 꾸롱과 유사해 보이지만, 사롱(Sarong)이라는 천을 무릎 길이 정도로 둘러 단아한 의상에 재미를 더합니다. 이때, 오래전부터 모자를 좋아한 브루나이 남성들은 쏭꼭(Songkok)을 함께 씁니다. 쏭꼭은 검은색의 판지나 벨벳 소재로 만들어지는 것이 대부분이지만, 요즘은 빨강, 초록 등 훨씬 다양한 색상이 눈에 띕니다. 

 

브루나이에서는 의상을 만들기 위한 직물을 직접 생산하기도 하는데, 대표적으로 종사랏(Jongsarat)이 있습니다. 종사랏은 까인 뜨눈안(Kain Tenunan, 직물로 짠 천)이라고도 불리는데요. 금실로 제작되는 이 직물은 꽤 비싸므로 결혼식 등 큰 행사를 위한 의상에 주로 사용됩니다. 

 

하리 라야 기간 동안은 왕실 밖 거리에서도 정말 다양한 바주 꾸룽과 바주 말라유를 구경할 수 있습니다. 화려하지만 군더더기 없이 정갈한 브루나이의 모스크와 건축물처럼 이들의 전통의상 역시 다채로우면서도 말끔합니다.

 
<그림 3> 믈라유 족 전통의상을 입은 브루나이 가족 / Aidilfitri 2016 / Mohd Fazlin Mohd Effendy Ooi / CC B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