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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군 참전기념비와 태국식 불교사원을 둘러보며

한국전 발발 70년, 참전국 특집기사​ 

태국군 참전기념비와 태국식 불교사원을 둘러보며 

 

< 사진 1 >태국군 참전기념비

 

1972년 6월 21일, 당시 용산에 있던 유엔군사령부에서는 음삭 줄라짜릿 소령이 이끄는 주한태국군의 철군식이 열렸습니다. 태국군의 마지막 부대장인 음삭 줄라짜릿 소령은, 최초의 파한 부대를 이끈 초대 부대장 보리분 줄라짜릿 대령과 부자지간입니다. 아버지가 이끌고 온 태국군을 22년 뒤 아들이 부대장으로 철군을 하게 된 것입니다. 이는 얼마나 긴 시간 동안 태국군이 한국에 머물렀는지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태국은 한국전쟁 발발 후 미국에 이어 두 번째, 아시아에서는 첫 번째로 한국을 돕겠다는 의사를 표명하였으며 육·해·공군 병력을 모두 파병한 국가입니다. 전쟁기간 중 태국군 136명이 전사하고 1,139명이 부상당했으며 5명이 실종되는 등 희생이 있었습니다. 이러한 희생 속에서도 태국군은 1952년 11월 1일부터 벌어진 ‘포크찹 고지전’에서 혁혁한 공을 세웁니다. 포크찹 고지는 해발 234m에 불과했지만 위치상 끝까지 사수해야 하는 전략적 요충지였습니다. 이에 태국군은 세 번에 걸친 백병전과 역습으로부터 고지를 지켜내며 큰 승리를 거둡니다. 이러한 승전 덕에 태국군은 미군으로부터 ‘작은 호랑이(Little Tiger)’라는 별칭을 얻게 되었다고 합니다. 

 

   태국군의 마지막 주둔지였던 포천시 영북면 문암리의 산자락에는 ‘태국군 참전 기념비’가 있습니다. 태국군 참전 기념비는 태국군의 한국전쟁 참전의 의미를 되새기고, 전쟁 중 피 흘린 용사들의 희생을 기리기 위해 건립되었습니다. 전투를 상징하는 소총 개머리판의 형상을 한 기념비 옆으로는 군인과 민간인이 함께 어깨동무한 모습도 보입니다. 

 

< 사진 2 >태국식 불교사원
출처: 포천시민기자 이화준

   참전기념비에서 오른쪽으로 50m 떨어진 곳에는 불상을 모신 태국식 불교사원이 조성되어 있습니다. 한적한 곳에 자리 잡은 사원은 태국 국왕 즉위 50주년을 기념해 1994년 세워진 것으로 낯선 한국 땅에서 자유와 평화를 위해 청춘을 희생한 태국 장병들의 넋을 위로하고 있습니다. 사원은 건축 당시, 자재를 태국에서 직접 공수해와 태국의 전통양식을 최대한 살려 건립했다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이곳에 오면 한국 속의 작은 태국을 느껴볼 수 있습니다. 

 

   올해는 한국전이 발발한 지 7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한 번쯤 포천에 들러 태국군 참전기념비와 태국식 불교사원을 둘러보며 아무런 연고도 없는 이 땅에서 우리를 위해 희생해준 그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도 의미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