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메뉴 바로가기본문으로 바로가기

아랍에미리트에 선보인 한국 무용, 한국의 멋과 감동을 전하다

한-UAE 수교 30주년 기념하여 지난 9월 30일부터 10월 9일까지 열흘간 중동 순회공연이 펼쳐졌다. 한국국제교류재단과 요르단, 아랍에미리트 주재 대사관 및 총영사관이 공동 주최하는 순회공연에 초청된 경기도립무용단은 한국 무용을 대표하는 단체로서 한국 춤의 우수성을 널리 알렸다.



중동 순회공연에서 경기도립무용단과 스태프 총 25명은 9박10일의 여정 동안 4회의 공연을 진행했다. 아침저녁 강행군으로 이어지는 이동과 비행으로 비록 몸은 고되었지만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에 힘입어 한국의 멋과 감동을 전달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모든 공연을 성황리에 올릴 수 있었다. 화려하고 흥겨운 우리 전통음악과 춤에 관객들은 뜨거운 반응을 보였고, 현지 언론이 공연에 대해 특별 리뷰를 보도하는 등 매번 높은 관심을 모았다.

네 번의 공연을 펼친 경기도립무용단의 발자취
10월 2일-암만 요르단 대학극장
인천을 출발하여 장장 13시간여의 비행으로 10월 1일 이른 아침 요르단에 도착한 공연팀은 이튿날 있을 공연을 준비하기 위해 부랴부랴 암만 소재 요르단 대학극장(Jordan University-El Hassan Bin Talal Theatre)으로 발길을 돌렸다. 현장 공연 준비 시간이 짧았기 때문에 현지 스태프와의 회의가 시급했다. 막상 공연장에 도착하자 우려가 현실로 나타났다. 공연장 여건은 예상한 것보다 열악했고 현지 스태프 또한 각 파트별 기술 담당이 있는 한국과 달리 단 한 명이 모든 것을 총괄하는 실정이었다. 짧은 시간에 빈틈없이 공연 준비를 해야 하기에 일분일초가 아까웠지만 현지 특성상 ‘빨리빨리’가 안 되었고, 열악한 공연장을 전체적으로 리모델링해야 했기 때문에 우리 스태프 3인은 발을 동동 구르며 작업을 진행했다. 서둘러 현실적인 기술 회의를 마치고 무용단이 공연 준비를 위해 숙소로 돌아가 각자 의상과 소품 정리를 하는 사이 공연 감독들은 서둘러 세트업을 하기 시작해 우여곡절 끝에 주어진 시간에 가까스로 공연 준비를 마칠 수 있었다.
공연 당일, 중동인들은 시끄럽게 울려 퍼지는 타악기 공연을 질색한다는 사실을 갑자기 전해 들었다. 무용단 상임 안무가와 대사관 관계자의 밀고 당기는 회의 끝에 결국 무용단이 준비해온 소품공연(규모가 작은 작품으로 이루어진 공연)을 하는 것으로 결정되었다. 역시 어떤 공연이든 쉽게 시작하고 쉽게 끝나는 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궁중무용의 백미인 태평무를 시작으로 사물놀이와 부채춤, 그 외 경기도립무용단이 준비한 소품공연이 펼쳐졌고, 농악무 피날레와 함께 무대는 막을 내렸다. 공연 내내 우려했던 관객의 객석 이탈은 볼 수가 없었고, 오히려 매 작품마다 흥에 겨운 뜨거운 박수로 화답을 해주었으며, 농악무의 피날레가 끝난 후 커튼콜 때는 최고의 찬사를 보내주었다. 앞으로 남아 있는 노정을 잊고 잠시 마음의 짐을 내려놓고 관객들과 감동을 나누며 마냥 즐거웠던 순간이었다.

10월 5일-아부다비 브리티시 스쿨 알쿠바이라트 극장
국제적으로도 정평이 났다는 두바이 공항의 까다로운 통관 절차를 거쳐 어렵사리 발을 내디딘 아랍에미리트는 한밤중인데도 습기와 열기가 대단했다. 대낮의 볕은 따가워도 다소 건조하고 저녁이 되면 선선하던 요르단의 기후와는 대조적이었다.
두 번째 공연지인 아부다비의 브리티시 스쿨 알쿠바이라트(The British School Al Khubairat) 극장은 몇 안 되는 아랍에미리트 내 공연장 중 훌륭한 공연 조건을 보유한 곳이라는 정보를 얻었고, 장비 현황을 사전에 두루 수집하였기에 가벼운 마음이었다. 하지만 막상 현장에서 육안으로 확인을 하고 보니 무용보다는 연극 공연에 보다 적합한 공연장이었기에 현장에 맞는 동선의 재구성이 불가피했다.
새롭게 준비한 공연이 시작되자 340석의 좌석뿐만 아니라 입석까지 합해 400여 명에 가까운 관객들이 공연장을 가득 메웠다. 관객들은 매 작품마다 탄성과 뜨거운 호응을 보내주었으며 경기도립무용단은 최고의 기량으로 공연을 펼쳐 이에 회답했다.
10월 6일-아부다비 하얏트 호텔
세 번째 공연은 한-UAE 수교 30주년 기념을 겸하는 우리 대사관의 국경일 행사에 초청되어 아부다비의 하얏트 호텔에서 진행되었다. 공식 행사에 앞서 한국 예술을 선사하는 시간이 우리 무용단에게 주어졌다. 자리에 걸맞게 흥겨운 사물놀이와 화려함의 극치인 부채춤을 선보인 무용단은 참석한 VIP들에게 뜨거운 박수갈채를 받았으며, 기념일 행사의 격을 한층 높이는 역할을 했다.



10월 7일-두바이 자이드 대학 컨벤션 센터
마지막 무대는 두바이 소재 자이드 대학 컨벤션 센터(Zayed University Convention Center)에서 펼쳐졌다. 두바이 ‘한국의 밤’ 행사에 초청된 경기도립무용단은 현지 주요 인사 및 자이드 대학 학생 등 현지인 위주의 관객 3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다양하면서도 생동감 있는 섬세한 춤사위를 마음껏 펼쳐 보였다. 특히 자이드 대학 내에 현재 공식 결성을 진행 중인 ‘코리아 클럽(Korea Club)’ 회원들이 공연장을 방문하여 대학 내 학생 및 교직원을 대상으로 회원 모집 등 관련 홍보에 활용하는 계기로 삼는 등 현지인들에게 한국문화에 대한 이해와 관심의 폭을 넓힐 수 있는 계기가 되어 여러모로 민간 차원의 문화 외교 활동의 의의를 높일 수 있었던 뜻 깊은 공연이었다.

해외 공연을 다녀오면 매번 느끼는 감정이지만, 이번 한-UAE 수교 30주년 기념 중동 순회공연에서도 역시 국내 최고의 무용 단체로 실력을 인정받고 있는 경기도립무용단의 공연으로 현지 교민뿐 아니라 참가자 스스로가 가슴속에 한국인이라는 긍지와 자부심을 다시 한 번 되새길 수 있었다는 점에 감사하게 된다. 뿐만 아니라 한국 고유의 문화를 통해 현지인들에게는 신선한 감동과 한국인의 특유의 감성과 정신을 각인시킬 수 있었던 것 또한 가슴속에 뿌듯함으로 자리 잡는다. 두바이 공연이 끝났을 때 관객 한 분이 눈물을 비추며 ‘감사하다’고 말한 그 순간이 아직도 가슴속에 아련히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