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속의 아세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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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아세안 국가의 언어로 번역된 전자책을 제공하다, 북스인터내셔널 이현정 대표
프랑스의 작가 사르트르는 “내가 세계를 알게 된 것은 책에 의해서였다”라는 말을 남겼다. 그도 그럴 것이 독서는 아이와 어른 모두에게 많은 깨달음을 알게 해주기 때문이다. 아세안 국가 아이들에게 전자책을 제공함으로써 독서의 재미를 선사하고 있는 북스인터내셔널 이현정 대표와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현정 북스인터내셔널 대표
Q. 안녕하세요! 독자들께 인사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모국어로 된 책이 필요한 어린이들을 위해 직접 그림책 콘텐츠를 만들고 현지에 배부하는 그림책 전문 국제 NGO를 운영하고 있는 이현정이라고 합니다. 저희는 아시아재단(The Asia Foundation) 미국 본부와 공식 MOU 협정을 맺고 해당 기관의 전자책 도서관 플랫폼인 Let’s Read에 저희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한 바 있습니다. 이 플랫폼을 통해 저희 도서는 캄보디아, 네팔, 베트남, 태국, 라오스, 인도네시아 등의 아시아 지역에서 읽히고 있습니다.
Q. 아세안 국가에 어떤 전자 도서를 제공했는지 궁금합니다.
총 18종의 도서가 아세안 국가의 언어로 번역됐습니다. 모든 책이 골고루 사랑받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특히 학교 선생님들이 선호한 어린이 인권 그림책이 있는데, ‘살색’이 ‘연주황색’으로 바뀌는데 어린이의 목소리가 크게 기여한 실제 사례를 바탕으로 기획·구성된 책입니다.
Q. 그간 여러 국가의 전자책 플랫폼을 통해 도서를 제공하면서 가장 뿌듯했던 순간은 언제인가요?
아시아재단 인도네시아의 계정에 우리 그림책 소개가 올라온 적이 있었어요. 그 그림책의 일러스트를 맡은 김하은 작가는 북스인터내셔널에서 2014년부터 오랜 기간 다양한 활동으로 함께 해오고 있기에 북스인터내셔널 가족이 인정받았다는 마음에 더욱 특별했고요. 이외 자원봉사로 그림책 제작과 배부 프로젝트를 열정적으로 이어온 분들, 글 작가와 그림 작가로 활동했던 분들이 본인들도 직접 디지털 도서관을 이용한다는 소식을 들려줄 때 뿌듯합니다. 그런 분들이야말로 공동의 선한 목적을 지니고 꾸준히 보폭을 맞추어 걷는, 우리 단체가 존속하는 데 꼭 필요한 귀한 분들이니까요.
Q. 마지막으로 북스인터네셔널의 목표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2022년 봄에는 부르키나파소, 캄보디아, 탄자니아 배부가 이뤄질 예정인데요. 앞으로도 우리 북스인터내셔널은 마음이 맞는 분들과 연대해 더 많은 아이들이 양질의 그림책을 통해 희망찬 미래를 꿈꿀 수 있도록 노력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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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에서 온 해외 온라인 MD 이젠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재택근무를 하고 있는 이젠 씨는 집이나 카페에서 업무를 이어가고 있다.
2014년 말레이시아에서 한국으로 건너온 이젠 씨. 한국어를 배우고 대학교에 진학해 2020년에 미디어학부를 졸업한 그녀는 이제 어엿한 2년 차 K-직장인이다. 화장품 브랜드에서 업무를 익히기 시작해 지금은 IT기업 카카오의 자회사인 와이어트에서 해외 온라인 MD로 일하고 있다. 외지인으로서, IT기업의 일원으로서 한국에 정착해 생활하고 있는 그녀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Q. IT기업 자회사에서 해외영업을 담당하고 있다고 들었어요. 어떤 업무를 맡고 계신지 간단하게 소개해주세요.
말레이시아와 같은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브랜드 마케팅을 담당하고 있어요. 이커머스 플랫폼을 운영하고 관리하면서 고객 상담 등 온라인 관련 실무를 전반적으로 맡고 있습니다.
Q. 아세안 국가의 디지털 문화 현주소가 궁금해요. 앞으로의 추세는 어떤가요?
동남아시아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 쇼핑에 대한 수요가 엄청나게 상승했습니다. 여행은 못 가도, 온라인 쇼핑을 통한 해외 제품 구매는 쉬우니까요. 요즘 해외 이커머스 플랫폼들은 물류 시스템도 잘 갖추어 소비자들이 빠른 시간 내에 상품을 받을 수 있습니다. 젊은 층뿐만 아니라 나이가 많으신 분들도 온라인 쇼핑을 즐기는 추세예요. 앞으로는 온라인 쇼핑이 더 익숙해지고, 언제 어디에서나 쇼핑을 즐길 수 있는 이커머스 플랫폼을 찾게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업무에 관한 내용으로 빼곡하게 채워져 있는 이젠 씨의 컴퓨터와 캘린더 대학교 재학 시절, 평화 관련 전시의 도슨트가 된 이젠 씨의 모습
Q. 한국에서 생활하며 삶에 어떤 변화가 생겼나요?
다양한 음식도 먹고, 여행도 다니고, 한국 문화를 다양하게 접하며 새로운 경험을 지속해서 항상 재미있었어요. 이곳에서 자취 생활을 한 지 이제 7년이 다 되어가고 있는데, 스스로와 잘 지내는 법을 배워온 것 같아요. 집안일도, 요리도, 취미생활도 즐기며 생활력을 키웠어요. 그동안 직면한 고민과 선택들을 통해 자신과의 대화를 해왔고요. 아직도 완전하지는 않지만, 그렇게 조금씩 저 자신을 알아가고 있는 것 같아요.
Q. 마지막으로 해외영업 담당자로서 포부와 앞으로의 꿈에 대해 들려주세요.
다양한 언어로 사람들과 소통하고, 그들의 필요와 수요를 알아내서 만족시키고 해결하는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는 일에서 보람을 느끼거든요. 나아가서는, 한국과 말레이시아 그리고 더 많은 국가들이 교류할 수 있도록 ‘소통의 다리’가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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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출신 바리스타 오홍련
베트남에서 한국으로 이주한 오홍련 씨는 바리스타이자 다문화 이해교육 강사, 자원봉사자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커피를 내리고, 이주여성들을 돕고, 다양한 자원봉사에 참여하는 그녀는 지난 7월, 하나금융나눔재단에서 다문화 인식 개선을 인정받아 여성가족부장관상을 수상하는 기쁨을 누렸다. 다방면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활동하는 그녀에게 한국 생활에 대해 물었다.
Q. ⟨월간 아세안문화원⟩ 독자들에게 자기소개 부탁합니다.
신 짜오(Xin chao)! 안녕하세요, 저는 2005년 12월 베트남에 서 한국인 남성과 결혼해 그다음 해인 2006년 3월, 한국으로 온 오홍련이라고 합니다. 사랑하는 남편, 예쁜 딸과 함께 전주에서 알콩달콩하게 지내며 행복한 가정을 꾸린 지 어느새 15년이나 됐네요. 지금은 카페에서 바리스타로 일하는 재미에 푹 빠졌습니다.
Q. 최근엔 어떻게 지내고 계신가요?
최근에는 카페에서 바리스타 일을 하면서 지내고 있어요. 틈틈이 선너머종합사회복지관에서 프리랜서 통역사로도 활동하고 있고요.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는 국제결혼 부부들이 있는 곳 으로 달려가 문제 해결을 위해 통역을 해드리곤 합니다. 또 한국 생활에 정착하기 힘들어하거나 홀로 남겨진 결혼이주여성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도록 멘토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Q.. 많은 일 중에서 바리스타를 선택한 이유가 궁금해요.
제가 새로운 일을 시작하고 싶다고 하니 남편이 자신 있는 일에 도전해보는 건 어떻겠느냐고 권유했어요. 저희 어머니가 저 어릴 적부터 커피숍을 운영하셨는데, 그 영향을 받아 바리스타에 도전하게 되었습니다. 바리스타 자격증 시험에 합격했을 때 정말 기뻤고, 카페에 오신 손님들이 커피 향을 맡으며 힐링하실 때 행복을 느낍니다.
Q. 앞으로의 꿈과 목표는 무엇인가요?
한국에서 지내며 다른 문화와 언어를 대하는 시야가 넓어지고, 타인을 이해하고 포용할 수 있는 마음이 생겼어요. 현재 제가 하는 일을 병행하면서 저와 같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어요. 한국어를 조금 더 배워 교원자격증을 취득하고 싶고, 기회가 된다면 제가 한국에 살며 배운 한국 문화를 베트남에 가서 다양한 분야에 접목해 알리고 싶은 꿈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