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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F 우편함] 한국어 열기로 뜨거운 곳, 하노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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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 열기로 뜨거운 곳, 하노이에서

엄민진(하노이국립외국어대학교 한국어 및 한국문화학부 객원교수)


안녕하세요. 저는 KF 객원교수로 베트남 하노이국립외국어대학교 한국어 및 한국문화학부에서 강의하고 있습니다. 하노이국립외국어대학교는 베트남의 수도인 하노이에 위치한 국립대학교로, 대부분의 한국어 교육 과정 개설 및 관련 사업을 담당해 온 명문 대학교입니다.

베트남에는 이미 한국어 교육이 깊게 뿌리를 내렸습니다. BTS, 블랙핑크를 비롯한 케이팝의 영향과 더불어 한국 기업이 베트남 현지 곳곳에 진출해 있기 때문입니다. 하노이는 매년 한국어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대학교, 외국어고등학교와 같은 공교육뿐 아니라 과외, 사설 학원, 유학원 등의 사교육도 크게 발전해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하노이국립외국어대학교는 규모나 교육 제공에 있어 높은 수준을 자랑합니다. 900명 남짓 되는 한국어 및 한국문화학부 학생들은 한국어에 대한 열의가 가득합니다. 지난해 탕롱대학교가 주최한 한글날 행사에는 베트남 중북부에 있는 많은 대학이 참여했습니다. 한글날 행사에서 빠질 수 없는 한국 퀴즈 대회에서 하노이국립외대 학생들이 1, 2, 3등을 모두 차지하기도 했습니다.

이곳에서 기억에 남는 일화 중 하나는 지난 학기에 있었던 일입니다. 수업이 끝난 후 다른 선생님과 후문으로 향하고 있을 때 학생 한 명이 다가와 같이 걷기 시작했습니다. 아무런 말 없이 옆에서 보폭을 맞춰 같이 걷길래 의아해서 무슨 일인지 물어봤습니다. 그 학생은 ‘한국어를 너무 공부하고 싶어서 한국 사람들이 평소에 말하는 것을 들어보고 싶다’고 했습니다. 학교에서 책으로 배우는 공부에 그치지 않고 적극적으로 한국어 공부에 욕심을 내는 학생을 보면서 잊고 있던 제 안의 학습 열의가 다시 타오르기도 했습니다.

학생들은 한국어 공부뿐만 아니라 문화에도 진심입니다. 학교 교정을 돌아다니다 보면 케이팝이 심심치 않게 들립니다. 한국어학부 학생은 물론 타과 학생들까지 케이팝을 틀어놓고 안무를 따라 하거나 연습이 한창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 학생들을 보고 있으면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게 자랑스럽기도 하고 우리 문화를 사랑해주는 베트남 학생들이 얼마나 고마운지 모릅니다.

이렇듯 열정이 넘치고 한국을 사랑하는 젊은이들이 많은 나라 베트남에서 향후 한국어 교육이 얼만큼 더 성장할지 기대가 됩니다. 그리고 저는 앞으로도 한국어 교육과 한국 문화가 지속적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가교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이 자리를 빌려 베트남에 한국어 교육이 깊게 뿌리 내릴 수 있도록 큰 공헌을 해 주신 쩐 티 흐엉 학부장님과 하노이국립외국어대학교 한국어 및 한국문화학부 선생님들께 감사한 마음을 전합니다.


하노이국립외국어대학교 교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