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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F 우편함] 작가이자 번역가로서 그리는 한국에 대한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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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이자 번역가로서 그리는 한국에 대한 꿈

비코바 알렉산드라(성균관대학교 국제한국학센터)


안녕하세요. 저는 러시아에서 온 작가이자 번역가인 알렉산드라라고 합니다. 연세대학교 한국학협동과정에서 한국학으로 석사 학위를 취득한 후 한국국제교류재단(KF)의 펠로우로서 2022년 8월부터 2023년 8월까지 일 년 동안 성균관대학교 국제한국학센터(IUC)에서 연구할 기회를 가졌습니다. 2022년 가을 학기에는 조선 시대의 대유학자 퇴계 이황(李滉, 1501~1570)의 『성학십도(聖學十圖)』를 중심으로 이 책에 나타난 세계관, 인간관 그리고 자연관을 살펴봤습니다. 또 2023년 봄 학기에는 퇴계의 시에 나타나는 자연관과 1980년대 미국 생물학자 에드워드 윌슨(Edward O. Wilson, 1929~2021)이 제시한 바이오필리아(Biophilia) 가설을 연결시켜 퇴계의 시에 담긴 자연 친화적 철학에 대해 연구했습니다. 지금까지의 연구는 박사 과정을 위한 준비로 생각하며, 내년에 성균관대학교 유학대학원에 입학할 희망을 가지고 있습니다.

현재 저의 관심 분야는 한국인의 자연관과 한국철학이지만, 학부는 러시아 고리키문학대학교(Maxim GorkyInstitute of Literature and Creative Writing)에서 번역과를 졸업했습니다. 영어와 이탈리아어 문학을 번역하다가 2009년 고리키대학교에 한국어학당이 생기면서 평소 동양 문화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수업을 신청해 한국어를 공부했습니다. 2011년에 장학금을 받아 한국으로 처음 유학 와 경북대학교에서6개월 동안 교환 학생으로 한국어를 배우면서 한국문화를 직접 접할 기회를 가졌습니다. 원래는 대학교를 졸업하자마자 한국에 돌아와 석사 과정에 들어갈 계획이었으나, 개인적 사정으로 입학을 연기하게 됐고 이후 7년이라는 길고 긴 시간 동안 러시아에서 지내야 했습니다.

2019년이 되어서야 다시 용기를 내어 문화체육관광부 해외문화홍보원이 운영하는 코리아넷(Korea.net)이라는 포털의 기자 모집에 신청했습니다. 이를 통해 러시아 사람들에게 한국문화에 대해 알려 주는 기자로 활동했습니다. 2020년에는 GKS 정부장학금을 받아 연세대학교 석사 과정에 들어갔는데, 대학원에서 공부할 때 새로 얻은 지식과 국내 여행을 하면서 받은 인상을 글에 담아 일기를 썼습니다. 그때 쓴 일기가 바로 올해 6월 러시아에서 출판된 『한국에 대한 꿈』이라는 책의 기반이 되었습니다.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K-팝으로 인해 러시아에서는 한국에 대한 관심이 점차 늘어나고 있지만, K-팝과 K-드라마 그리고 한국 화장품 분야 외에는 러시아인이 가지고 있는 한국에 대한 문화적 인식이 여전히 부족한 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사실을 안타깝게 생각해 한국이 어떤 나라인지 그리고 한국을 대표하는 문화적 요소들 중에 가장 특수하고 인상적인 것은 무엇인지 러시아 사람들에게 소개해 주고 싶은 마음으로 책을 펴냈습니다. 물론 제가 쓴 책이 위대한 문학작품은 아니지만 한국을 대표하는 다양한 유네스코의 문화유산은 물론 해외에 덜 알려져 있는 사찰 음식, 가족 위주의 명절 문화, 등산에 대한 열정, 유교에서 많은 영향을 받은 한국인의 가치관과 교육관, 그 외에도 한국문화에 담겨 있는 특성과 현대 한국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추세 등을 최선을 다해 설명하며 소개했습니다.

KF의 지속적 지원 덕분에 IUC 고급 한국어 프로그램에 들어가게 됐고, IUC에서 수학한 시간은 저의 한국어 실력을 향상시키는 데 큰 도움이 됐습니다. 제가 한국학 연구자로서 성장할 수 있는 이 소중한 기회를 만들어 주신 한국국제교류재단 관계자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한국을 알리는 작가로서 그리고 번역가로서 한국학을 발전시키는 데 이바지할 수 있도록 열심히 활동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