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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기획전시 <친근하고도 신비한 아세안의 동물들>
인류는 선사시대부터 수렵과 농경을 거치며 동물을 통해 고기와 가죽 등 물질적인 자원뿐 아니라 노동력이라는 비물질적 자원을 얻어 왔다. 반려동물을 가족의 일원으로 여기며 정서적 교감을 나눈 것도 비단 최근의 일이 아니다. 아세안문화원의 기획전 <친근하고도 신비한 아세안의 동물들>에서는 이렇게 우리의 일상과 어우러진 동물의 친근한 모습뿐 아니라 아세안 문화에서 탄생한 상상 속 동물을 만나볼 수 있다. 아세안의 설화와 신화 등 다양한 이야기 속에서 동물들은 신격화되거나 의인화된 형상으로 등장해 건축·공예·미술 등의 문화 요소를 다채롭게 장식했다. 캄보디아 앙코르와트의 동쪽 회랑 벽면의 부조와 앙코르톰에 이르는 다리 난간에 묘사된 물의 신 ‘나가’는 고대 힌두 설화에 기원을 둔다. 나가는 힌두 창제 신화인 ‘우유 바다 휘젓기’에서 신들의 조력자이며, 태국과 라오스의 불상에선 일곱 개의 머리를 지닌 채 가부좌를 튼 부처를 수호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동물의 왕으로 불리는 사자는 ‘싱하’ 또는 ‘친떼’의 모습으로 동남아시아 전역의 예술 작품에 등장한다. 마치 우리나라의 해태를 연상시키는 이 상상 속 사자는 아세안 사람들이 중시하는 용맹과 위엄을 대변한다. 코끼리의 코와 사자의 몸통을 지닌 ‘가자싱하(Gajasingha)’, 코끼리의 코와 상아, 수탉의 볏, 뱀의 비늘, 새의 날개를 지닌 ‘하트사딜링(Hatsadiling)’, 반인반조인 ‘키나라&키나리(Kinnara&Kinnari)’ 등 현실세계의 여러 동물이 결합된 상상 속 동물을 통해 아세안 사람들의 재치를 엿볼 수 있다.이번 전시에서는 광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과 안동 하회세계탈박물관 등의 소장 유물뿐 아니라 현대 예술가들의 작품도 전시중이다. 아세안 지역의 전통 예술인 그림자 연극을 모티브로 한국의 미술 작가들이 창의력을 발휘한 인터랙티브 미디어아트 ‘그림자 숲 이야기(Shadow Forest Story)’가 대표적이다. 전시실을 나가기 전 아세안 10개국의 대표적인 상징 동물이 그려진 드로잉 카드를 선물로 증정한다. 여러 번 방문해도 좋을 만큼 볼거리가 풍성하니 전시가 끝나기 전에 발걸음을 서두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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