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메뉴 바로가기본문으로 바로가기

잊힌 음악들을 되살려 현대사의 아픔을 치유하다

인터뷰
잊힌 음악들을 되살려 현대사의 아픔을 치유하다
 
‘캄보디아 빈티지 뮤직 아카이브’ 디렉터
옴 로타낙 우돔과의 인터뷰
1975년 이전까지 캄보디아는 상당히 발전된 대중문화산업을 갖고 있던 나라였습니다. 프랑스와 미국, 라틴 아메리카의 음악들과 크메르 전통 창법이 결합된 독특한 음악들이 쏟아져 나오던 시기였습니다. 이 시기 캄보디아 가요들은 식민지 경험, 급격한 개방과 함께 만들어진 음악이라는 점에서 한국의 60~70년대 대중음악과도 비교할 수 있어요. 캄보디아의 음악과 영화가 아세안에서 큰 인기를 누렸던 시대였기 때문에 캄보디아에서는 이 시대를 두고 캄보디아 문화의 ‘황금기’라고 부릅니다. 하지만 크메르루주 집권기를 거치면서 자연스레 캄보디아의 ‘황금기’는 기억 속에서 사라지게 되었죠.
‘캄보디아 빈티지 뮤직 아카이브’는 잊힌 캄보디아 음악을 다시 세상에 알리고자 노력하는 비영리 예술 프로젝트입니다. 잊힌 옛 음악을 모으면서 현대 캄보디아의 유산을 지키고, 이어 나가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크메르 루주 시절에 세상을 떠난 뮤지션들의 유족을 돕고, 저작권을 되 찾아주는 활동도 함께 병행하고 있습니다. 음악을 통해 현대사의 상처를 치유하고 있는 것이죠. 아세안문화원 뉴스레터는 ‘캄보디아 빈티지 뮤직 아카이브’의 디렉터 옴 로타낙 우돔과 함께 캄보디아 음악과 그들의 활동에 대해 이야기 나눴습니다.
‘캄보디아 빈티지 뮤직 아카이브’는 어떻게 시작되었나요?
 
한 워크숍에서 미국에서 온 네이트 훈과 마야 코넬리와 만나서 캄보디아 대중문화에 대해 이야기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음악을 통해 우리의 경험과 감정을 나눌 수 있었어요. 그리고 우리는 어떻게 잊힌 옛 음악을 지킬 수 있을지 고민했습니다. 우리 스스로 옛날 음악의 오리지널 레코딩을 구할 수 있는지 없는지 많은 질문을 했었어요. 우연히 바탐방에 여행을 갔던 네이트가 LP 음반들을 발견하게 됩니다. 우리는 음반 수집가들이 자신들이 보유한 음반들을 디지털 데이터로 변환하게끔 하고, 음악자료들을 수집할 수 있는 방법들을 의논하기 시작했어요.
‘황금기’ 캄보디아 음악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황금기 캄보디아 음악의 강점은 다양성에 있습니다. 논밭에서 숲에 이르기까지, 바다에서 달에 이르기까지 정말 다양한 형태로 작곡되었습니다. 비슷한 걸 찾기가 어려울 정도에요. 이 시기 음악이 가진 가장 큰 힘은 가사에 있다고생각해요. 가사는 캄보디아 음악에서 가장 큰 비중을 갖고 있어요. 때로는 재밌고, 때로는 슬프고, 열정과 증오, 미움과 계몽, 그리고 동정심을 담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많은 노래들은 실화를 바탕으로 쓰인 노래들입니다.
아카이브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우리는 음반과 앨범 커버 같은 다양한 음악자료들을 수집하고, 오래된 음반에서 음원을 추출해서 디지털 음원으로 변환합니다. 그리고 캄보디아의 옛 음악들을 캄보디아 사회에, 그리고 전 세계에 알리고자 해요. 2016년에는 광주에 있는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캄보디아 대중음악들을 소개할 수 있었어요. 크메르 루주 집권기에 살해된 음악인들의 유족들을 지원하고 저작권을 되찾아오는 활동도 함께 하고 있습니다. 궁극적으로 우리는 옛 캄보디아 음악을 통해 오늘날의 뮤지션들에게 영감을 주고, 잊힌 뮤지션들의 유산을 이어가고자 합니다.
아카이브는 어떻게 이용할 수 있나요?
 
디지털 아카이브이기 때문에 인터넷으로 이용할 수 있어요. 저희 유튜브 채널(https://www.youtube.com/cambodianvintagemusic)을 통해서 들을 수 있고, 사운드 클라우드(https://www.soundcloud.com/cvma)나 아이튠즈에서 디지털 음반을 구입할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