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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혀진 제국의 흔적, 씨엠립 앙코르 톰 유적

아세안 문화유산
잊혀진 제국의 흔적,
씨엠립 앙코르 톰 유적
 
프놈펜에서 배를 타고 톤레삽 호수를 건너 300km 정도를 가면 씨엠립에는 앙코르 톰(Angkor Thom)이 있습니다. 크메르어(Khmer)에서 ‘앙코르’는 도시라는 뜻이고, ‘톰’은 크다는 뜻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이 도시의 이름은 ‘위대한 도시’라는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13세기 초에 자야바르만 7세(Jayavarman Ⅶ)에 의해 만들어지고, 15세기에 크메르 제국이 멸망할 때까지 수도의 역할을 했던 곳입니다. 9㎢ 넓이의 네모반듯한 성벽으로 둘러싸인 도시 구조는 크메르 제국이 상당한 수준의 건축 기술을 갖고 있었음을 보여줍니다.
13세기에 원나라 사절로 이 도시를 찾은 주달관(Zhou Daguan)은 이 도시 한 가운데에 금으로 만든 탑이 있다고 전합니다. 기록에 따르면 금탑의 주위에는 스무 개의 석탑과 돌로 만든 방들이 있었다고 합니다. 바로 바이욘(Bayon)입니다. 바이욘이라는 이름은 프랑스인들이 유적을 발견하는 과정에서 붙여진 이름으로 추정됩니다. 하지만 이 사원의 본래 이름은 ‘승리의 산’이라는 의미를 가진 ‘자야기리(Jayagiri)’였습니다. 자야바르만 7세는 참파(Champa)와의 전쟁에서 승리를 거두었는데, 앙코르 톰과 바이욘은 자야바르만 7세의 승리라는 영광의 기억을 기념하기 위해 만들어졌음을 보여줍니다.
사암으로 만든 석탑들에는 네 개의 얼굴이 새겨져 있습니다. 지긋이 웃는 듯한 미소로 앙코르 톰을 찾는 여행자들을 맞아 줍니다. 이 미소의 주인공이 누구인지는 정확히 알 수 없습니다. 누군가는 관세음보살이라고 믿고, 누군가는 자야바르만 7세의 얼굴이라고 여깁니다. 크메르 제국에 대한 기록은 거의 남아있지 않기 때문에 무엇이 진실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다만 이 거대한 유적을 통해 어렴풋하게나마 옛 크메르 제국의 찬란했던 순간을 반추해볼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