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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아세안 사이의 경계를 허무는 유튜버들

칼럼

한국과 아세안 사이의 경계를 허무는 유튜버들
글 _ 강대호(칼럼니스트)

오늘날 아세안 10개국에서 유튜브는 텔레비전보다 시청률이 높고, 관심 경쟁에서 승리한 인기 유튜버들은 그 누구보다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아세안 회원국들을 더욱 깊게 이해하기 위해서 이들 국민이 사랑하는 대표적 유튜버들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유튜브 사진 1



엉클 로저(Uncle Roger, 채널명 mrnigelng)는 어쩌면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동양인 아저씨일지도 모른다. 말레이시아 출신인 그는 741만 명의 구독자를 가진 유튜버이면서 코미디언이다. 채널 속 엉클 로저는 평범한 동양인 아저씨의 모습 그대로다. 과장된 중국식 억양의 영어를 구사하는 그는 아시아적 가치에 푹 빠진 인물을 상징한다. 그런 엉클 로저는 서구인들의 자기 문화 중심적 태도를 능청스럽게 비판한다. 전 세계에 걸쳐 사랑받는 그는 한국에서 ‘로저 삼촌’으로 불린다.
핌리파이(Pimrypie, 채널명 พิมรี่พาย)는 구독자 628만 명의 태국인 유튜버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도 많은 팔로워를 보유한 인플루언서이기도 하다. 먹방, 뷰티, 뮤직비디오 커버 등 유튜브 인기 카테고리를 거의 망라하는 핌리파이의 콘텐츠는 높은 조회 수를 자랑한다. 그중 핌리파이의 영향력을 보여주는 영상이 있다. 한국 아이돌 ‘소녀시대’의 노래와 춤을 커버한 뮤직비디오에 소녀시대 멤버 ‘효연’이 직접 출연한 것. 다른 태국 유튜버들이 이 뮤직비디오에 대한 리액션 영상을 많이 올리기도 해 태국에서 그녀가 가진 파급력을 짐작할 수 있게 한다. 핌리파이의 콘텐츠에 달린 댓글들은 주로 태국어지만 영어 등 전 세계 언어를 볼 수 있다.

유튜브 사진 2


아세안의 위상을 보여주듯 동남아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한국인 유튜버들도 늘어나는 추세다. 그중에서도 한국과 아세안 회원국 간의 연결을 꾀하는 콘텐츠로 사랑받고 있는 한국인 유튜버들이 눈길을 끈다.
코리아레오밋(Korea Reomit)은 인도네시아에서 자란 한국인 유튜버가 운영하는 채널로 구독자가 526만 명이다. 이 채널의 영상들은 인도네시아어로 제작됐다. 코리아레오밋 채널의 콘텐츠에는 한국에 대한 이해를 도와주는 영상이 많다. 특히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방한했을 때 동행한 2019년 영상은 889만 조회 수를 기록했고, 중국 원양어선에서 착취당하고 죽임을 당한 인도네시아 선원들을 한국에서 돕고 있다는 소식을 전한 2020년 영상은 870만이 넘는 조회 수를 기록했다.
코리아레오밋 채널이 인도네시아에서 사랑받는 이유는 원어민 못지않은 언어 구사력과 현지 문화에 대한 이해력에 있다. 무엇보다 진정성 있고 겸손한 운영자의 자세도 한 몫 한다.
블라이미(Blimey)는 한국인 여성 세 명이 결성한 구독자 84.9만 명의 유튜브 채널이다. 이들의 시작은 말레이시아 컵라면을 먹는 영상이 화제가 되면서부터였다. 이후에 올린 말레이시아 뮤직비디오 리액션 영상이나 뮤직비디오 커버 영상도 인기를 끌었다. 말레이시아에서 이들의 인기가 올라가자 유명 연예인과 협업하는 콘텐츠도 만들게 되었다. 최근에는 유명 배우들이 한국을 체험하는 예능 영상이 많이 올라온다. 미디어 스타트업을 표방하는 블라이미는 말레이시아 등 아세안국가를 겨냥한 웹 모바일 기반 예능 콘텐츠 제작에 주력하고 있다.

유튜브 사진 3


아세안 회원국의 젊은 층들은 텔레비전보다 유튜브를 더 많이 시청한다. 동남아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유튜버들의 영향력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그런 면에서 한국과 아세안국가에서 사랑받는 유튜버들은 서로의 문화를 소개하고 이해시키는 첨병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