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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의 세계문화유산 보로부두르 사원군 - 정글 속에 숨겨져 있던 고대 불교문화의 정수

 

중부 자바의 중심 도시인 족자카르타(Yogyakarta)에서 약 42km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한 보로부두르 사원은 “언덕 위에 있는 불교 사원”이라는 뜻으로, 멀리서 보면 거대한 산이자 탑 모양의 단일 건축물이다. 기단부 맨 아래층의 사방각 변이 120m에 달하는 이 사원은 세계에서 가장 크고 오래된 불교 사원 중 하나이다. 이 사원군은 언제 누가 세운 것인지 확실하지 않다. 이 사원군은 인근에 위치한 므랍삐(Merapi) 화산의 폭발로 인하여 화산재 속에 완전히 묻혀 있었기 때문에 그 존재가 역사 속에서 완전히 잊혀진 상태였다. 므랍삐 화산은 1994년, 2006년, 2010년, 2018년 등 최근까지도 계속 폭발하여 다수의 사상자를 내는 활화산으로, 족자카르타 일대에서는 성스러운 산으로 여겨지고 있다. 화산재와 정글 속에 숨겨진 보로부두르 사원군이 다시 발견된 것은 18-19세기경에 이 지역을 방문한 서양인들의 발굴을 통해서였다.

 

사원의 구조는 크게 방형 평면의 2층 기단부와 5층 회랑부, 원형 평면의 3층 상층부 등 세 부분으로 나뉘는데, 이는 불교의 세계관인 욕계(欲界), 색계(色界), 무색계(無色界)를 상징한다. 이러한 독특한 구조는 세계의 중심인 수미산, 혹은 밀교(密敎)의 만달라(Mandala) 구조를 반영한 것으로, 당시 인도네시아 불교문화가 매우 높은 수준으로 발전해있었음을 알려준다. 지금도 이 사원의 각 층을 탑돌이 하듯이 돌면서 상층부로 올라가는 것은 인간 세상에서 붓다, 혹은 신이 존재하는 성소로 올라가는 깨달음의 길, 즉 불교적 구법행을 위한 순례로 인식된다. 기단부와 회랑부 주위에 새겨진 수많은 부조들에는 석가모니 붓다의 본생담과 생애 및 『화엄경』의 선재동자 이야기 등과 같은 불교 경전의 이야기들이 옛 인도네시아인들의 흥미로운 생활 모습과 함께 생생하게 표현되어 있다. 상층부 중앙에는 주탑(主塔)을 중심으로 주위에 불상이 봉안된 72개의소 탑이 배치되어 있는데, 이 안에 모셔진 불상의 손에 자기 손이 닿으면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속설이 있다. 이전에는 많은 사람들이 소탑에 올라가 안쪽의 불상을 만지려고 했으나,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이후 지금은 소탑 위에 올라가는 것이 금지되었다.

 

보로부두르 사원의 아름다운 석조 조각들과 부조들은 서양인들에게 동양 불교예술의 아름다움을 새롭게 인식시켰으며, 이후 동남아시아 불교 유적의 복원과 연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계기를 마련하였다. 보로부두르 사원은 동남아시아 불교 예술을 대표하는 가장 유명한 유적이자 인도네시아의 대표적인 불교 성지 순례지 겸 관광지로서 지금도 명성이 높다.

 

글/ 주경미 강사(충남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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