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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현대미술의 진원지

칼럼

차세대 현대미술의 진원지
동남아시아 현대미술의 특징은 현실 부합에 있다. 새로운 사회적 진실의 탐구와 억압된 사회에 대한 비판, 권력 부조리에 관한 폭로 등이 주를 이룬다.
글. 홍경한 미술평론가

Dexter Fernandez (The Philippines), The Moth and The Bulldozer, Acrylic on Walls, Dimensions Variable, 2015,
Image Courtesy of Fine Arts Work Center in Provincetown

동남아시아 미술을 논할 때 가장 자주 언급되는 국가는 인도네시아, 베트남, 태국, 싱가포르 등이다. 우리나라는 물론 유럽과의 교류도 빈번한 이들 나라는 여타 아세안 국가들에 비해 경제 발전 속도가 남다르다는 공통점이 있다(문화 융성은 경제적 상황과 맞물린다). 그만큼 세계 무대에서의 활약이 왕성하고 세계 미술계의 주목도도 낮지 않다. 아세안 10개국 중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태국, 필리핀은 현대미술의 대표 주자이다. 생소함과 낯섦을 무기로 경매와 화랑에서 자주 접할 수 있다. 비엔날레나 미술관 전시에서 또한 이들 나라 작가들의 작품은 주요 위치에 걸린다. 국가마다 다소 다른 정치·사회적 맥락에 글로벌리즘이 결합된 미술 언어로 자신들만의 색깔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동남아시아 현대미술의 특징은 현실 부합에 있다. 매체와 표현 방식은 저마다 다르지만 새로운 사회적 진실의 탐구와 억압된 사회에 대한 비판, 권력 부조리에 관한 폭로 등이 주를 이룬다. 정치적·사회적·경제적 불합리함을 사실적으로 묘사하며 당대를 비판하기도 한다. 특히 부패와 폭력, 민중의 삶과 전통, 역사와 정체성도 주요한 주제이다. 젊은 작가들은 동성애, 개인주의, 자본주의도 거리낌 없이 담는다. 동남아시아 작가들의 작품에 있어 흥미로운 사실은 세계 미술시장의 흐름과 국제 관계, 21세기 인터넷 환경에 따른 변화에 적응한 채 세계 미술사로의 편입을 서두르고 있다는 점이다. 급속한 자본의 재편으로 삶의 양식이 변하는 만큼 미술 형식과 태도 역시 급변하는 중이다. 하지만 동남아시아 모든 나라가 위와 같은 맥락에 포함되는 건 아니다. 캄보디아, 라오스, 미얀마 작가들의 작품은 여전히 전통적인 느낌이 강하다. 좋게 보면 손맛이 살아있다. 그러나 아직 현대미술 장르에서 내세울 만한 작가는 드물다. 그럼에도 동남아시아의 현대미술을 무시할 수 없는 건 경제 발전과 서구의 영향으로 대중적·문화적 자양분을 분석하는 능력이 뛰어난데다 감성의 독자성이 남다르다는 데 있다. 격동기를 지나는 과정에서 도출된 담론 또한 아세안 현대미술을 조명하는 데 있어 남다른 의미를 지닌다.

  • Korakrit Arunanondchai (Thailand), Painting with History in a Room Filled with People with Funny Names 3, Single Channel Video, 24 min. 55 sec., 2015
    Untitled (Pillow), Denim, Foam, 162.6×162.6×45.7 cm (each), 2016
    Untitled (Platform), Denim, Wood, 27.9×35.6×8.9 cm, 2016 Installation View at SeMA Biennale Mediacity Seoul 2016, Image Courtesy of Seoul Museum of Art

  • Aze Ong (The Philippines), Ripples 3, Yarns, Stainless Steel Frame, Stainless Wires, 442x122x122cm, 2015, Image Courtesy of Jeonbuk Museum of Art

※ 기고문의 내용은 월간 아세안문화원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