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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세안 라이프
베트남 사람들의 삶과 함께하는 커피
글: 정희주 (작가)
전 세계적으로 사람들이 가장 즐겨 마시는 음료는 무엇일까요? 차와 술도 인기가 많지만 저는 커피라고 생각합니다. 전 세계 커피 소비량은 연간 4,000억 잔에 달합니다. 우리가 어디를 가든지 쉽게 만날 수 있는 음료가 커피죠.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즐기는 커피에는 사회, 문화적 차이로 그 나라만이 가지는 특별한 이야기가 담겨있습니다. 오늘은 수많은 여행객들이 사랑하는, 또 우리에겐 음식으로 익숙한 나라 베트남의 커피에 대해 알아볼까요?
베트남에 커피가 처음 알려진 때는 프랑스 식민지 시대였습니다. 1857년 프랑스 선교사에 의해 처음 전해질 당시만 해도 커피는 응우옌 가문의 사람들만 마실 수 있는 특별한 음료였습니다. 하지만 베트남 정부의 개방 정책과 커피 원두 대량 재배 기술 도입으로 인해 지금은 누구나 접할 수 있는 대중적인 음료가 되었습니다. 베트남은 커피 재배에 적합한 기후와 토양 조건을 가졌습니다. 특히 커피 원두 중 로부스타종을 생산하기에 큰 이점을 가져 세계에서 가장 많은 로부스타종을 생산하는 나라이기도 합니다. 로부스타종은 쓴맛이 강하고 카페인 함량이 높으며, 아라비카종보다 가격이 저렴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생산성이 높고 가격이 저렴한 로부스타종 덕분에 베트남에서는 누구나 쉽게 커피를 즐길 수 있게 되었으며, 커피 수출을 통한 경제 성장도 이뤄낼 수 있었습니다.
베트남에는 커피를 마시는 특별한 방법이 있습니다. 바로 ‘카페 핀(Cà phê phin)’을 이용한 것입니다. 구멍 뚫린 필터에 분쇄한 원두를 채우고 뜨거운 물을 부어 커피를 추출해 마시는 카페 핀은, 커피의 향과 맛을 빠르고 강하게 느낄 수 있는 추출 방법입니다. 카페 핀(Cà phê phin)으로 내린 커피 원액에 얼음을 넣어 차갑게 마시면 카페 다(Cà phê đá), 따뜻하게 마시면 카페 농(Cà phê nóng)이라고 부릅니다. 단 음식을 즐기는 베트남 사람들의 음식문화에 의해 생겨난 대표적인 커피 카페 쓰어(Cà phê sữa)도 있습니다. 카페 쓰어(Cà phê sữa)는 카페 핀으로 내린 커피 원액에 연유를 섞어 마시는 것으로, 카페 핀으로 강하게 내린 커피의 향과 연유의 단맛을 한 번에 느낄 수 있는 매력적인 커피입니다. 카페 쓰어는 차갑게 마시면 카페 쓰어 다(Cà phê sữa đá), 따뜻하게 마시면 카페 쓰어 농(Cà phê sữa nóng)으로 부릅니다.
그렇다면 베트남 사람들은 커피를 어디서 어떻게 즐길까요? 베트남 사람들은 주로 길거리에 앉아 커피를 즐깁니다. 더운 여름, 카페 근처의 거리에 앉아 시원하게 마시는 커피 한잔. 이것이 베트남 커피 문화를 설명할 수 있는 하나의 모습입니다. 지나가는 사람들을 구경하기도 하고 옆에 앉은 타인과 수다를 떨며 편하게 마시는 커피 한잔을 통해 베트남 국민 특유의 친화력을 알 수 있으며, 커피가 이들의 삶에 한 부분으로 깊숙이 자리 잡은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베트남의 경제 성장을 이끌고, 베트남 사람들의 하루하루에 활력소가 되는 커피. 오늘은 달콤한 베트남 커피 한잔 어떨까요?
※기고문의 내용은 월간 아세안문화원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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