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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세안 무예, 융합의 산물

칼럼

아세안 무예, 융합의 산물
아세안 무예는 다양한 문화를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자국의 정체성을 지닌 형태로 발전해왔다.글. 이호철 무예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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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비남 Vovinam
©충주세계무술축제 Chungju World Martial Arts Festival

대부분의 동남아시아 지역은 오랜 세월 동안 서양 국가들의 식민지 지배에서 오는 갈등과 억압을 겪어왔다. 각국의 전통적인 무예는 서양 제국주의에 맞서는 민족주의적 투쟁과 서양문화와의 동화라는 상반된 태도를 반복하며 발전해왔다. 실전 겨루기(full-contact aggression)를 강조하는 강술(hard style) 무예부터 자기 발전과 수양을 위한 부드러운 유술(soft style) 무예까지 그 범위가 광범위하다.미얀마의 무예는 대부분 동물의 모습에서 유래한 무예 기술인데 상대적으로 그 지역의 다른 근대적 스포츠 성격을 띤 무예 동작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고 유지되고 있다. 수세기 동안 지속되어온 미얀마의 타잉(thaing; 방어 또는 모든 격투술을 의미)은 그래플링(grappling; 맞잡고 싸우기)과 스트라이킹(striking; 타격기)을 기반으로 하는데 태국의 무에타이와 유사하다. 그중에서도 미얀마의 퐁이타잉(Pongyi thaing)은 힌두교와 불교의 비폭력적인 교리에 따른 수련을 강조하는 유술 무예의 특징을 가지고 있다. 주된 목적은 수련자의 심신과 정신을 발전시키기 위한 수양의 측면이 강하다. 또한 고대 미얀마의 요가 형태의 무술인 반도요가(Bando yoga)는 이전에는 무장 공격으로부터 방어를 위한 전쟁 무술의 형태에서 시간이 지남에 따라 건강과 양생을 위한 신체의 질병을 예방하는, 마음을 갈고닦아 갈등과 투쟁으로부터 벗어난 평화스러운 마음을 추구하는 종교적 수행 형태로 바뀌었다.

태국의 무예인 무에타이(Muay Thai)는 권법과 발차기 그리고 팔굽과 무릎을 사용하는 직접적이고 효과적인 킥복싱으로, 단순하지만 실전적인 강술 무예로 태국의 내면적인 강인함을 보여준다. 태국의 또 다른 무예로는 무에타이의 원조격인 크라비크라봉(Krabi Krabong)이 있다. 태국과 인접한 불교 국가인 캄보디아에는 보카토(Bokator), 프라델 시레이(Pradel Serey), 크메르 전통 레슬링(Khmer Traditional wrestling) 등의 불교적 의식을 지닌 다양한 무예가 있다.

프랑스를 비롯한 서방의 식민지 시대를 겪은 베트남에서는 중국식 무술이 가문을 따라 비밀스럽게 전해 내려왔다. 베트남의 근대 무예는 많은 국가주의적 요소를 지닌 형태로 대중성을 지니고 있는데, 1939년에 건립된 베트남 국민들을 위한 베트남 무예 보비남(Vovinam)이 대표적이다. 이렇듯 아세안 무예는 오랜 세월 동안 문화적 다양성을 받아들이며 자국의 전통적인 무예로 승화되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