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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의 역사와 문화를 자양분으로 아세안 각국의 영화, 활짝 피어나다

칼럼

고유의 역사와 문화를 자양분으로 아세안 각국의 영화, 활짝 피어나다
아세안 각국은 오래전부터 고유한 전통과 독창적인 개성을 기반으로 차곡차곡 저마다의 필모그래피를 성실히 쌓아왔다.글. 박혜은 <더 스크린>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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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핫야이의 멀티플렉스 극장

‘문화의 시대’ 21세기, 세계 각국은 문화, 예술, 기술 등 ‘소프트파워’의 중요성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종합예술’이라 불리는 영화 엔터테인먼트 산업은 소프트파워의 핵심 지표로 꼽힌다. 한국 영화 <기생충>, OTT 드라마 시리즈 <오징어게임> 등이 일으킨 글로벌 신드롬을 상기하면 소프트파워의 위력을 실감할 수 있다. 문화적 다양성에 대한 시대적 요구가 커지는 가운데 아세안 각국도 역사적·문화적 자양분을 바탕으로 소프트파워 고성장이 기대되는 ‘잠자는 거인’으로 주목받고 있다.

영화 역사의 깊이와 예술적 완성도 면에서 가장 먼저 언급할 국가는 필리핀이다. 2018년 영화 역사 100주년을 맞은 필리핀은 스페인, 미국, 일본의 식민지 시대를 거치며 역사적 격랑을 영화라는 예술로 승화시켰다. 그 결과 2009년 칸영화제 감독상을 수상한 브릴란테 멘도자를 필두로, 2021년 필리핀의 국민배우 존 아실라가 베니스영화제 남우주연상을 수상하는 등 아세안 영화 강국으로 입지를 확고히 하기에 이르렀다.

대중적인 흥행에서는 태국 영화가 글로벌 성과를 꽃피우고 있다. 2000년대엔 태국을 대표하는 감독 아피찻퐁 위라세타쿤의 실험적 예술영화가 세계 영화제를 휩쓸었다면, 2010년 이후 태국은 대중적인 상업영화의 성장세가 도드라진다. 주로 공포 장르에서 흥행력을 인정받았던 태국 영화는 점차 장르적 도전을 감행해 상업영화 시장에서도 입지를 굳히고 있다. 2014년 반종 피산다나쿤 감독의 코믹 호러 <피막>이 태국 영화 최초로 1,000만 관객을 돌파한 이후, 나타웃 푼피리야 감독의 범죄 스릴러 <배드 지니어스> 등 로맨스부터 액션까지 다양한 장르의 영화가 제작되며 태국은 물론 글로벌 흥행을 견인하고 있다.

이밖에도 에릭 쿠 감독의 주도로 영화 부흥기를 맞이한 싱가포르를 비롯해 브루나이,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미얀마 등에서 2010년 이후 대중적인 상업영화 제작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최근 급격한 성장세를 일군 OTT 플랫폼이 아세안 각국의 영화를 글로벌 관객에게 전달하는 효과적인 배급망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도 아세안 영화계의 빠른 성장세를 기대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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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피막>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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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배드 지니어스> 스틸컷